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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안 하면 아빠 이처럼 벌레 생겨!” 요즘 유준이가 양치할 때마다 하는 말이에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웃겨서 남편이랑 한참 웃었어요. 물론 지금도 매일 순조로운 건 아니에요. 어떤 날은 기분 좋게 양치를 하고, 어떤 날은 아직도 하기 싫다고 버티기도 해요. 하지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 가족만의 방법이 하나둘 생겼고, 지금도 유준이에게 맞는 방법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아이 양치, 3분도 버티기 힘든 이유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양치가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어요. 엄마는 충치가 생기지 않게 꼼꼼하게 닦아주고 싶은데, 아이는 입을 꾹 다물어 버리기 일쑤였어요. 칫솔만 들고 와도 “안 할래!” 하며 도망가고, 소파 뒤에 숨거나 방으로 뛰어가 버렸어요. 겨우 잡아서 입벌리고 양치 시작하면 , 가만있지 않고혀를 계속 움직이며 장난을 쳤어요. “유준아~ 아~ 아~ 아!!!” 하면 웃기만 하고, 고개를 돌리고, 몸을 비틀고….
2~3분만 꼼꼼하게 닦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현실에서는 1분 버티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억지로 붙잡고 양치하면 아이는 울고, 저도 지치고, 양치 시간이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날이 많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어떻게 하면 오래 닦을까?’보다 ’어떻게 하면 양치를 싫어하지 않게 만들까?’를 더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캔디·호랑이·산타, 우리 집은 계속 방법을 바꿨어요
평소에는 사탕을 거의 먹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 자일리톨 캔디를 줬을 때는 유준이에게 정말 신세계였어요. “양치 다 하면 자일리톨 캔디 하나 먹자.” 이 말 한마디면 하던 놀이도 멈추고 제 앞에 와서 앉을 정도였어요. 당연히 맛있는 캔디를 먹을 수 있으니, 하기싫은 양치도 잘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오래가지는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자일리톨 캔디도 시간이 지나니 예전만큼 효과가 없었어요. “안 먹을래.” 하거나, 캔디보다 노는 게 더 좋다며 또 도망가는 날도 생겼어요. 그래서 저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호랑이 온다!” “괴물이 온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대!” 지금도 이렇게 그날그날 먹히는 걸로 바꿔가며 쓰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양치를 좀 더 오래 하고자, 양치하면서 자꾸 말을 걸었어요. “유준이는 산타할아버지한테 무슨 선물 받고 싶어?” “자동차?” “공룡?”
이렇게 계속 대화를 하다 보면 유준이는 대답하느라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닦아줄 수 있었어요. 아침에 양치를 할 때는 장난스럽게 이렇게 이야기해요. “유준이 양치 안 하면 친구들이 입냄새 난다고 같이 안 놀아준대.” 그러면 잠깐 고민하다가 “양치할래.” 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줄 때도 미리 약속을 해요. “유준아, 이거 먹으면 이따가 양치해야 하는 거 알지?” 그때는 대충 “응.” 하고 넘어가는 것 같지만, 막상 양치할 시간이 되면 신기하게도 아이가 먼저 기억해요. “엄마, 아까 뭐라고 했지?” “이거 먹으면 양치해야 한다고 했지?” 그러면 더 이상 실랑이를 하지 않고 스스로 입을 벌리더라고요. 양치를 다 마치면 저는 꼭 칭찬을 해줘요. “유준이 오늘도 양치 정말 잘했네.” “엄마가 내일도 까까 줄게.” 이런 작은 약속들이 반복되다 보니 유준이도 ‘과자를 먹으면 양치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아빠 치아로 벌레를 설명했더니, 아이가 먼저 말하기 시작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변화는 남편 덕분이었어요. 남편 치아에 예전에 치료했던 아말감이 있는데, 그걸 보여주며 유준이에게 이야기했어요. “양치 안 하면 이빨에 벌레가 생길 수도 있어.” 처음에는 그냥 듣기만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유준이가 먼저 말하기 시작했어요. “안 돼! 안 돼!” “양치할래!” “양치 안 하면 아빠 이처럼 벌레 생겨!” 그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귀엽고 웃기던지 남편이랑 둘이 한참 웃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양치를 왜 해야 하는지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제는 제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양치해야지.” 하며 칫솔을 들고 오는 날도 있어요. 물론 아직도 양치를 싫어하는 날은 있어요. 호랑이 이야기가 잘 통하는 날도 있고, 괴물이 더 무서운 날도 있고, 산타할아버지가 가장 효과적인 날도 있어요. 어떤 방법이든 오래가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유준이의 관심사에 맞춰 방법을 계속 바꿔가며 양치를 시키고 있어요. 앞으로도 호랑이였다가, 괴물이었다가, 산타할아버지였다가 계속 바뀔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유준이가 양치를 싫어하지 않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우리 가족만의 방법을 계속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