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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개월아이허세

     

    31개월이 되더니 빨대컵도 싫대요. 아이의자도 싫대요. 포크도 싫고, 젓가락만 쓰겠다고 고집을 부려요.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뭐든 “나 혼자!”, “내가 할래!“를 외치는 날이 많아졌어요. 아직은 서툴지만 어른처럼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웃음이 납니다.


    31개월 육아, 빨대컵·아이의자·포크 다 거부

    31개월이 되면서 유준이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빨대컵을 갑자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컵으로 먹을래.” 아이컵보다 어른 컵이 좋대요. 외식을 가도 아이의자는 절대 안 앉으려고 해요. “엄마 옆에 앉을래.” 이제는 어른 의자에 앉아야 한다며 아이의자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포크도 마찬가지였어요. 예전에는 포크를 잘 사용했는데, 요즘은 젓가락만 달라고 해요. 아직은 젓가락질이 서툴러서 집는 것보다 떨어뜨리는 게 더 많은데도 끝까지 젓가락을 고집해요. 처음에는 왜 갑자기 빨대컵도, 포크도 다 싫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사용하던 것들인데 어느 날부터는 “엄마 컵!“만 외치더라고요. 컵이 무거워서 물을 흘릴 때도 많은데 절대 자기 컵은 싫대요. 포크를 건네주면 바로 밀어내고 “젓가락!“이라고 이야기하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른처럼 해보고 싶은 거구나.’ 어른처럼 행동하는 그 자체가 유준이에게는 멋있는 일이었던 거예요. 그 모습을 보는데 괜히 웃음도 나고, ’이제 정말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점점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요즘 유준이를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제 정말 많이 컸네.’ ‘점점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예전에는 엄마가 해주는 대로 따라오기만 했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자기 생각도 분명하고, 자기만의 기준도 생겼어요. 엄마가 도와주려고 하면 “내가 할 거야.“라고 말하고, 어른들이 하는 행동도 하나하나 따라 하려고 해요. 말투도 점점 어른 같아졌어요. “엄마, 기다려 봐.” “내가 할게.” “괜찮아.” 이런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순간 웃음이 나요. 저는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웬만하면 하고 싶은 대로 두는 편이에요. 사실 유준이를 보면 저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집도 있고, 뭐든 혼자 해보려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더 뭐라고 못 하겠더라고요. 요즘 가장 웃긴 건 턱받이를 절대 안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나 안 해.” 하면서도 밥은 여기저기 흘리고, 물도 흘리면서 먹어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본인이 흘려놓고는 바로 저를 불러요. “엄마, 닦아줘.” 유준이는 원래 깔끔한 성격이라 바닥에 흘리거나 옷에 묻는 걸 본인도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흘려놓고는 휴지를 달라고 하거나 얼른 닦아달라고 이야기해요. 그 모습이 너무 웃기면서도 사랑스러워요. 어른처럼 행동하고 싶은데 아직은 엄마 도움이 꼭 필요한 나이니까요.


    외식 턱받이 설득법, 호랑이 어흥

    집에서는 조금 흘려도 괜찮지만 외식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져요. 턱받이를 안 하면 옷에도 음식이 묻고, 바닥도 금세 난장판이 되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턱받이 하자.“라고 이야기했어요. 당연히 대답은 “싫어!“였어요. 그래서 또 유준이에게 통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유준아, 턱받이 안 하면 호랑이가 어흥 한대!” “사장님이 바닥 더러워졌다고 이놈! 하는 거야.” 이렇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웃더니 결국 턱받이를 받아들더라고요. 물론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어떤 날은 끝까지 거부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순순히 하기도 해요. 외식을 하면 특히 허세가 더 심해져요. 어른 컵으로 물도 마셔야 하고, 젓가락도 써야 하고, 턱받이는 절대 하기 싫대요. 그러면서 결국 옷에는 국물이 묻고, 바닥에는 밥풀이 떨어져요. 보면 한숨이 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 모습도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모습이라는 생각에 소중해져요.
    빨대컵도 싫고, 아이의자도 싫고, 젓가락도 쓰고 싶고…. 아직은 서툴지만 스스로 해보려는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저는 이 허세를 굳이 말리지 않으려고 해요. 조금 흘리더라도 직접 컵을 들고 마셔보고, 젓가락질도 해보고, 어른처럼 해보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다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지금의 유준이에게는 결과보다 ’내가 직접 해봤다.’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위험하지 않은 일이라면 마음껏 도전하게 해주려고 합니다. 지금만 볼 수 있는 이 서툴고 귀여운 허세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그리운 추억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