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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면을 하고 싶다는 마음과, 언젠가는 아이가 먼저 “혼자 잘게.“라고 말할 날이 올 것 같아 지금 이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마음이 늘 함께 있어요. 어떤 날은 저녁마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이가 내 품에 꼭 안겨 잠드는 모습을 보면 ‘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분리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너무 늦은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저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분리수면 한다 vs 안한다, 두 마음이 동시에
저도 물론 분리수면을 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아이를 재우고 나면 책도 읽고 싶고, 남편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혼자 조용히 쉬는 시간도 갖고 싶어요. 아이가 잠든 뒤가 하루 중 유일하게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아이가 내 품에 파고들어 잠드는 모습을 보면 그 마음이 금세 사라져요. ‘이렇게 엄마를 찾는 날이 얼마나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정말 빨리 커요.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엄마 품보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더 좋아지는 날도 분명 오겠죠. 그래서 저는 늘 두 마음 사이에서 고민해요. 오늘은 혼자 재워볼까 싶다가도, 결국 아이를 꼭 안고 잠드는 날이 더 많아요. 지금은 조금 불편해도, 나중에 돌아보면 이 시간이 가장 그리운 기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자게 된 이유, 12개월 겨울부터 18개월째
처음부터 같이 자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유준이가 12개월이 되던 겨울이었어요. 날씨가 많이 추웠던 시기라 밤마다 아이가 이불을 차내는 게 가장 신경 쓰였어요. 자는 내내 이불을 차면 다시 덮어주고, 또 차내면 다시 덮어주기를 반복했어요. 처음에는 아이 방을 왔다 갔다 했지만, 결국에는 ’내가 옆에서 자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루, 이틀 같이 자기 시작한 게 어느덧 18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같이 자는 게 너무 익숙해졌어요. 가끔 잠결에 손을 뻗어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는 아이를 보면, 옆에 있어 주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분리수면을 하면 아이도 더 잘 자고 부모도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지금의 방식에 더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주말이면, 패밀리데이라고 해서 아빠,엄마,아이 이렇게 셋이 다같이 잔답니다.
엄마껌딱지, 재우다 같이 잠든 밤들
이사 온 뒤 두 달 정도는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을 했어요. 하루 종일 붙어 지내다 보니 유준이는 어느새 엄마 껌딱지가 되었어요. 지금도 잠은 꼭 저랑만 자려고 해요. 아빠가 옆에 누워 있어도 결국은 엄마를 찾더라고요. 잠드는 시간도 짧지 않았어요.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이 걸릴 때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이를 재운 뒤 거실에 나와 집안일도 하고, 밀린 일도 하려고 했지만, 하루 종일 일하고, 육아하고 나면 저도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등을 토닥이다 보면 어느새 제 눈이 먼저 감겼고, 정신을 차려 보면 아침인 날이 많더라고요.
남편이 깨워주지 않으면 저녁 시간이 통째로 사라질 정도였어요. 예전에는 그게 너무 아까웠어요. 나만의 시간이 없다는 게 아쉽기도 했고, 해야 할 일을 못 했다는 생각에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지금은 아이가 가장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고, 언젠가는 저보다 자기만의 시간이 더 중요해질 날이 올 거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잠들기 전에만 듣는 말들
유준이는 잠들기 전에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엄마, 오늘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낮에는 장난치느라 정신없고, 뛰어다니느라 바쁜 아이인데 신기하게도 잠들기 직전이 되면 하루를 돌아보듯 이런 말을 해줘요. 처음 그 짧은 한마디를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하루가 뜻깊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지금 아이가 내 팔을 베고 누워 고른 숨을 쉬는 소리, 따뜻한 체온, 포근한 살냄새까지 모두 너무 익숙한 일상이 되었어요. 요즘은 잠든 아이의 볼을 쓰다듬고, 잠든 아이를 보면서 잠드는 게 너무 행복해요.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 순간들이 언젠가는 가장 그리운 기억이 되겠죠. 그래서 저는 요즘 분리수면을 하지 않은 선택이 후회되지 않아요. 언젠가는 아이가 자기 방에서 혼자 자겠다고 말할 날이 올 거예요. 그날이 오면 조금은 허전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의 숨소리도, 작은 손으로 내 옷을 꼭 붙잡고 잠드는 모습도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려고 해요. 아마 시간이 많이 흘러도 내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건 이 시절의 아이 살냄새와 내 옆에서 들리던 고른 숨소리일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아이 옆에 누워 조용히 등을 토닥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