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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러집에안갈래

     

    “시러 집에 안 갈래~ 시러시러” 하면서 계속 놀이터에 버텨요. 매일 하원 후 이런 실랑이가 있었어요. 집에 가자는 엄마와 조금이라도 더 놀겠다는 유준이, 놀이터에서 나오는 일이 하루의 마지막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하원 후 놀이터, 매일 10분 실랑이

    하원하고 놀이터에 들르면 유준이는 신나게 놀아요.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도 좋지만, 문제는 집에 갈 때예요. “유준아, 이제 집에 가자.” 이 말이 나오면 유준이는 바로 싫다고 해요. 조금 전까지 재미있게 놀던 아이가 “시러시러!”를 외치며 놀이터에 버티고 서 있어요. 집에 가자고 설득하고, 조금만 더 놀겠다는 아이를 기다리다 보면 매번 10분 정도는 훌쩍 지나가요. 제 입장에서는 충분히 놀았다고 생각하는데 유준이는 그렇지 않은가 봐요. 엄마는 저녁 시간과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이 떠오르지만, 아이는 아직 눈앞의 놀이가 더 좋은 거겠죠. 찾아보니 이 시기에는 자기 뜻이 뚜렷해지는 반면, 하고 싶은 행동을 멈추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아직 발달 중이라고 해요. 집에 가자는 말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놀이를 멈추는 것은 다른 문제인 거예요. 그 이야기를 보고 나니, 유준이가 무조건 엄마 말을 안 들으려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나게 놀다가 그만두는 일이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웠던 거예요.


    예고 없이 먼저 갔다가 울고불고

    저도 처음부터 차분하게 기다려준 건 아니에요. 계속 집에 안 가겠다고 하니 답답해서, 미리 설명하지 않고 저 혼자 먼저 걸어간 적도 있어요. 엄마가 가면 따라오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 예상과는 정반대였어요. 유준이는 오히려 더 크게 울고불고했어요. 집에 가는 일은 더 어려워졌고, 저는 다시 아이를 달래야 했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이가 울며 버티니 솔직히 창피한 마음도 들었어요.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서 빨리 상황을 끝내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제 마음도 더 급해졌어요. 돌아보면 저는 집에 갈 준비가 끝났지만, 유준이에게는 놀이를 마무리할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직 놀고 싶은데 엄마까지 먼저 가버리니 더 속상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적어도 우리 아이에게는 먼저 가는 행동이 집에 올 준비를 돕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움직이기 전에 말부터 해보기로 했어요.


    “그네만 타고 가는 거야”의 변화

    유준이는 32개월 무렵부터 미리 설명해 주면 따라오는 날이 늘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이제 가자”라고 하는 대신, 놀이가 끝나기 전에 이야기해 봤어요. “유준아, 그네만 타고 집에 가는 거야. 아빠가 기다린대.” 지금 하고 싶은 놀이를 마저 한 뒤에는 집에 간다는 순서를 알려준 거예요. 바로 신나게 따라오는 건 아니어도, 이렇게 타이르면 겨우 발걸음을 옮기더라고요. 계속 싫다고만 하던 때와는 조금 달랐어요. 영유아 발달기관 ZERO TO THREE에서도 활동이 끝나기 전에 미리 알려주고, 짧고 차분한 말로 한계를 전달하는 방법을 권해요. 다만 예고했다고 매번 아이가 순순히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약속은 아이가 놀이를 끝낼 준비를 돕는 방법으로 생각하면 좋겠더라고요. 다음에는 “그네만 타고 가자”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엄마가 열 번 더 밀어주면 내려와서 집에 가자”처럼 끝나는 순간을 알려줘 보려고 해요. 서로 생각하는 ‘조금만 더’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아쉬워하면 “더 놀고 싶지”라고 마음을 먼저 받아주되, 정한 놀이가 끝나면 귀가하는 흐름은 지켜보려고 해요. 그때 “엄마 손잡고 걸어갈래, 안겨서 갈래?”처럼 이동 방법을 고르게 해주는 것도 시도해 보고 싶어요. 아직 유준이가 모든 약속을 척척 지키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엄마가 먼저 가버릴 때보다, 무엇을 하고 나서 집에 갈지 설명했을 때 조금 더 순조롭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말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됐어요. 유준이와는 강압적으로 서두를 때보다 말로 설명하고 약속했을 때 더 순조롭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집에 갈 시간이 다 돼서 재촉하기보다, 놀이를 끝내기 전에 미리 알려주려고 해요. 바로 따라오지 않는 날에도 아쉬운 마음은 받아주면서, 정한 마무리를 함께 연습해 보려고요.

     

    2026.09.18 - [분류 전체보기] - 아빠랑 자겠다는 아들, 단 3번 만에 엄마 잘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