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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결막염안과후기

     

    “저기다 턱 하는 거야?” “응!” “할 수 있다!” 안과에서 유준이와 나눈 대화예요. 지난번에는 무서워서 울다가 검사도 제대로 못 했던 아이라 이번에도 걱정했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병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감이 넘쳤어요.


    바닷가 다녀온 지 3일, 결막염

    얼마 전 유준이와 바닷가에 다녀왔어요. 신나게 모래놀이도 하고, 물장구도 치면서 정말 재미있게 놀다 왔는데 3일 정도 지나니 눈 상태가 이상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잠깐 눈이 충혈된 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지 않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어서 결국 안과에 가보기로 했어요. 사실 유준이는 지난 4월에도 결막염으로 안과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안과가 처음이기도 했고, 기계가 무서웠는지 계속 울어서 제대로 검사를 받지 못했어요. 그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사실 제가 더 긴장했어요. ‘오늘은 검사할 수 있으려나.’ ‘또 울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안과로 향했어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눈 상태도 심해 보여 더 걱정됐거든요. 결국 진료를 받고 결막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번에는 병원에서 눈에 약까지 바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됐어요.


    소아 안과 검사, 유준이 “할 수 있다!”

    병원에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옆에서 검사받는걸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유준이게 설명했죠. “유준아, 저기 기계에 턱 올리고, 이마를 갔다가 대면 선생님이 유준이 눈을 보는 거야.” “하나도 아픈거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는거야. 할 수 있지?” 그러자 유준이가 저를 보면서 물었어요. “저기다 턱 하는 거야?” “응!” “할 수 있다!” 그 말을 듣는데 너무 귀엽기도 하고 웃음도 났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어서 한 3번은 설명해 준거 같아요. 아이도 설명을 들으며,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기에 ‘그래, 오늘은 진짜 할 수 있겠는데?’ 싶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진료실에 들어가니 조금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다행히 아이가 너무 작아서 제 무릎에 앉혀서 검사를 받았기에 아이가 긴장이 좀 풀어 졌던거 같아요. 제가 뒤에서 유준이를 안아주고,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하나도 아픈거 아니야! 선생님이 유준이 눈만 보신데.” 하고 이야기해 줬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번에는 울지 않았어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기계를 바라보긴 했지만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가만히 검사를 받더라고요. 지난번에는 울어서 제대로 검사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검사를 받았어요. 검사가 끝나고 나니 제가 더 뿌듯했어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서워서 울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자기가 먼저 “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진짜 해내는 모습을 보니 그 사이 또 많이 컸구나 싶었어요. 선생님도 ”오, 너무 잘하는데?“이러면서 사탕을 주셨답니다.


    거짓말쟁이 엄마, 사탕 하나에 해결

    검사까지 너무 잘 받아서 저는 이제 다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진짜 고비는 따로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눈에 약을 발라야 했거든요. 저는 당연히 눈 주변에 약을 살짝 발라주는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치실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유준이에게 미리 설명해 줬어요. “유준아, 이제 약 바르고 집에 갈 거야. 눈에다가 살짝 발라주신대. 하나도 안 아파.” 유준이도 아까 기계 검사까지 씩씩하게 잘 받았겠다, 이제 정말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남은 사탕을 먹으면서 신나게 기다렸어요. 그런데 처치실에 들어가자 생각했던 것과 분위기가 조금 달랐어요. 선생님이 유준이 몸을 이불로 돌돌 감싸는 거예요. 정말 김밥처럼 꽁꽁 싸매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상황 파악을 못 하고 ’너무 귀엽다.’라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진짜는 그다음이었어요. 선생님이 면봉에 약을 묻히더니 유준이 눈꺼풀을 뒤집어 눈꺼풀 안쪽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어요. 저도 옆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 이렇게 바르는 거였어?’ 저도 처음 보는 처치라 당황했는데 유준이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엄마는 분명 조금 전에 “살짝 바르는 거야. 하나도 안 아파.“라고 했는데, 갑자기 이불에 몸이 꽁꽁 싸이고 눈꺼풀까지 뒤집혔으니 유준이 입장에서는 무섭고 아프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결국 약바르는 그 순간, 울음이 터졌어요. 조금 전까지 사탕을 먹으며 신나게 기다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서럽게 우는데, 저도 괜히 미안해지더라고요. 약을 다 바르고, 얼른 안아서 달래줬죠. 다행히 남은 사탕을 건네주니 조금 전까지 서럽게 울던 아이가 금세 울음을 그쳤어요. 눈에는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손에는 사탕을 꼭 쥐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요. 그렇게 모든 진료가 끝나고, 병원 밖으로 나올 때는 언제 울었냐는 듯 다시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유준이를 보며 웃음이 나면서도 괜히 뿌듯했어요. 지난번에는 울어서 검사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던 아이가 이번에는 스스로 “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끝까지 해냈으니까요.
    무서워서 울기도 했지만 결국 자기 힘으로 모든 과정을 잘 끝낸 유준이를 보면서, 오늘도 이렇게 한 뼘 더 컸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