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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예의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똑똑한 아이도 좋지만 저는 유준이를 키우면서 이것만큼은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고마울 때는 고맙다고 말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요. 유준이가 인사라는 걸 알고 표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제가 유독 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이기도 해요.
아이 육아, 다른 건 몰라도 예의바른 아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바라는 게 정말 많아져요.건강했으면 좋겠고, 친구들과 잘 지냈으면 좋겠고, 자기 할 일도 잘했으면 좋겠고, 공부도 잘하면 좋겠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한 가지가 있어요. 바로 예의예요. 저는 유준이가 엄청 똑똑하거나 뭐든 잘하는 아이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대신 어디를 가든 사람을 만나면 먼저 인사할 줄 알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고맙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유준이가 인사를 알아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알려줬어요.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면, “선생님 안녕하세요.” 집에 돌아올 때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누군가 간식을 주면, “고맙습니다.” 제가 대신 시켜서 말하게 하기보다는 제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아이에게 “인사해!“라고 말하면서 정작 엄마가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제가 먼저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게 더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어요.
아직 쑥스러운 유준이, 할까 말까 쭈뼛쭈뼛
유준이는 아직 낯선 사람에게 인사하는 걸 쑥스러워해요. 제가 옆에서 “유준아, 안녕하세요 해야지.“라고 이야기하면 바로 인사하기보다는 제 뒤로 숨거나 가만히 상대방을 바라볼 때가 많았어요. 그렇다고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하거나 계속 인사를 시키지는 않았어요. 대신 제가 먼저 했어요. “안녕하세요!” 그리고 유준이를 한번 바라봤어요. 그러면 유준이가 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어요. 몸을 살짝 움직였다가 멈추기도 하고, 상대방을 바라보며 씩 웃기도 해요. 딱 봐도 인사를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는데 쑥스러워서 용기가 안 나는 모습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그 모습도 너무 귀엽더라고요. ‘인사해야 하는 건 알고 있구나.’ 그 정도만으로도 기다려주려고 했어요. 제가 계속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하겠지 싶었거든요. 그러다 4월쯤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매일 만나는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말하기 전에 유준이가 먼저 인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직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쑥스러워하지만, 익숙한 사람을 만나면 먼저 웃으면서 인사하는 날이 점점 늘어났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저는 그 변화가 참 신기했어요. 그동안 엄마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고, 유준이도 자기 속도로 하나씩 배우고 있었던 것 같아요.
카페 사장님 칭찬, 방긋 웃으며 연속 인사
처음으로 유준이가 제 말 없이 스스로 인사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나요. 카페에 갔다가 나오는 길이었어요. 평소 같으면 제가 먼저, “유준아, 사장님한테 안녕히 계세요 해야지.” 라고 말했을 텐데 그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유준이가 먼저 사장님을 바라보면서 방긋 웃더니 인사를 하는 거예요. 한 번 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신이 났는지 몇 번이나 연속으로 인사를 했어요. 사장님도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시고, “아이고, 인사도 잘하네.” 하고 칭찬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 제가 왜 그렇게 뿌듯하던지요. 제가 인사를 잘한 것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았어요. ‘우리 유준이 좀 컸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예전에는 제 뒤에서 할까 말까 쭈뼛쭈뼛하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자기가 먼저 사람을 바라보고 인사할 수 있게 된 거니까요. 저는 길을 가다가도 인사를 참 잘하는 아이를 보면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엘리베이터에서 어른을 만나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아이, 가게를 나가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면 저도 모르게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기분도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유준이도 그런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억지로 인사를 시키기보다 제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유준이가 스스로 인사했을 때는 많이 칭찬해 주려고 해요. 지나가다 인사 잘하는 아이를 보면 특별히 기억에 남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유준이도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는 예의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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