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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엄마아빠를 때리면 안 돼! 그러면 이놈 하는 거야! 알겠어?” 이 말은 31개월 유준이가 애착인형인 아기곰에게 해준 말이에요. 혼자 인형을 앉혀 놓고 한참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데 웃음이 나면서도, 예전에 말이 늦어 걱정했던 시간이 문득 떠올랐어요.
아들 말 늦음, 24개월까지 단어만
유준이는 24개월까지 단어는 잘 말했지만 문장으로 이어서 말하지는 못했어요. “물.” “빠방.” “엄마.” 이렇게 필요한 단어는 잘 이야기했어요. 그래도 신기했던 건 말을 정말 잘 알아들었다는 거예요. “기저귀 가져와.” “공 가지고 와서 아빠한테 줘.” 이런 말은 정확하게 이해했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표현도 잘했어요. 그래서 이해력에는 크게 걱정이 없었지만, 또래 아이들이 문장으로 말하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특히 저희 조카가 유준이보다 4개월 정도 빠른 여자아이인데, 문장을 술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교를 많이 하게 됐어요. ‘유준이는 왜 아직 문장으로 말을 안 하지?’ ‘혹시 정말 늦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을 혼자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집에서는 책을 더 많이 읽어주려고 했어요. 같은 책도 반복해서 읽어주고, 그림을 보며 “이건 뭐야?”, “자동차 어디 있지?” 하고 계속 말을 걸었어요. 유준이가 대답할 시간을 충분히 기다려주려고도 했고, 하루 종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니 조급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유준이는 다 알아듣잖아.” 남편 말대로 조금 더 믿고 지켜보기로 했어요.
어린이집 3월, 말이 터진 순간
신기하게도 변화는 정말 갑자기 찾아왔어요. 딱 두 돌이 되었을 무렵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엄마, 물!” “저기 빠방!” 이렇게 두 단어를 이어 말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짧은 문장이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큰 변화였어요. 그리고 3월,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말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엄마, 물 주세요.” “아빠 회사 갔어?” “엄마, 같이 놀아요.” 이렇게 문장이 하나둘 길어지기 시작했어요. 정말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었어요. 전날 못 하던 말을 다음 날 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또 새로운 표현을 쓰더라고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생활하고,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큰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조용한 시간이 거의 없어요.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계속 말을 해요. 길을 걸으면서도 이야기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이야기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도 혼자 계속 설명해요. 남편과 저는 가끔 웃으면서 말해요. “유준이 입은 언제 쉬는 거야?” 그만큼 지금은 하루 종일 수다를 떠는 아이가 되었어요.
31개월, 아기곰에게 “이놈 하는 거야!”
며칠 전에는 정말 웃긴 장면을 봤어요. 유준이가 애착인형인 아기곰을 앞에 앉혀 놓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아기곰! 엄마아빠를 때리면 안 돼!” “그러면 이놈 하는 거야!” “알겠어?” 혼자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하고, 훈육까지 하고 있었어요. 아마 평소 제가 이야기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한 것 같았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너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뭉클했어요. 예전에는 단어만 말하던 아이가 이제는 인형과 역할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거든요. 말을 주고받는 순서도 알고, 상황도 이해하고, 감정까지 담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꼈어요.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친구랑 둘이 놀아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겠구나.’ 예전에는 말이 늦을까 봐 걱정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을 했던 제 모습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어요.
혹시 지금 저처럼 아이의 언어 때문에 걱정하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필요한 검진과 상담은 꼭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이마다 성장 속도는 정말 다르다는 걸 유준이를 보며 많이 느꼈어요. 저도 매일 비교하며 불안했던 엄마였지만, 지금은 아이의 속도를 믿고 기다려준 시간이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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