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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낮잠거부

     

    “낮잠 재우려고 30분을 버티다가 결국 포기했어요.” 불을 끄고 누워 책도 읽어주고, 이제 자자며 토닥여도 봤지만 유준이는 도무지 잘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그렇게 30분을 씨름하다 결국 제가 먼저 포기했어요. 그런데 낮잠을 포기하고 나니 진짜 힘든 시간은 그때부터 시작이더라고요.


    낮잠 재우기, 30분 버티다 포기한 날

    요즘 유준이가 낮잠을 안 자려고 하는 날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분명 피곤해 보이는데 막상 침대에 눕히면 잘 생각이 없어요. 눈을 감기는커녕 계속 이야기를 하고, 몸을 뒤척이며 다른 걸 하려고 해요. “유준아, 이제 낮잠 자자.” “시러~ 안 잘래.” 계속 재워보려고 해도 20분, 30분이 지나면 저도 슬슬 지쳐요. 낮잠 한 번 재우자고 한 시간을 씨름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결국, “오늘 낮잠 포기!! 그래, 오늘은 낮잠 자지 말자.” 하고 포기하는 날이 생겼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낮잠을 안 자는 날에는 유독 먹을 것을 많이 찾아요. 평소에는 간식을 하루에 한 번 정도 주는 편인데, 낮잠을 자지 않은 날에는 계속 간식을 찾더라고요. “엄마, 까까 주세요~ 엄마, 우유먹을래요~.” 조금 전에 먹었는데 또 달라고 하고, 과일을 먹고 나서도 다른 간식을 찾을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그냥 배가 고픈 줄 알았는데 낮잠을 건너뛴 날마다 비슷한 모습을 보이니 ‘졸린 걸 먹는 걸로 달래려고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말로는 안 졸리다고 하지만 몸은 이미 피곤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낮잠 안 잔 날, 엄마 아빠 비위 맞추느라 힘들어요

    낮잠을 안 잔 날 가장 힘든 건 사실 간식이 아니에요. 오후부터 시작되는 짜증이에요.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일에도 짜증을 내고,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금세 칭얼거려요. 밥 먹자고 해도 싫고, 씻자고 해도 싫고, 놀던 장난감이 마음대로 안 돼도 짜증이 나요. 말 그대로 모든 상황에 예민해져요. 처음에는 저도 왜 이러나 싶어서 같이 짜증이 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낮잠을 안 잔 날 유독 심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남편과 저도 최대한 유준이의 기분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이거 할까?” “아니면 저거 할까?” 하나하나 물어보고 달래면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정말 엄마, 아빠가 아이 비위 맞추느라 하루를 다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낮잠을 재우는 것도 힘들지만, 안 재우는 것도 결코 편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아까 30분만 더 버텨서 재워볼걸.’ 싶다가도 다음날 낮잠 시간이 되면 또 30분 동안 안 자는 아이와 씨름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낮잠을 계속 재워야 하는 건지, 이제 조금씩 낮잠이 없어지는 시기인 건지 저도 헷갈려요.


    낮잠 없는 날 밤, 저녁 8시의 딜레마

    낮잠을 안 잔 날에는 확실히 밤잠이 빨라져요. 오후부터 계속 피곤해하더니 저녁이 되면 눈에 띄게 졸려 해요. 평소 같으면 더 놀겠다고 할 시간인데도 눈을 비비거나 소파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가 있어요. 유준이의 원래 취침 시간은 저녁 9시예요. 그런데 낮잠을 건너뛴 날에는 도저히 9시까지 버티기 힘들어 보여서 한 시간 정도 당겨 저녁 8시에 재우고 있어요. 그렇다고 졸려한다고 무작정 더 일찍 재울 수도 없어요. 예전에 너무 피곤해 보여 평소보다 훨씬 일찍 재운 적이 있는데, 그랬더니 다음 날 새벽부터 눈을 뜨더라고요. 새벽에 일찍 일어나버리면 그날 낮잠 시간도 당겨지고, 다시 밤잠도 빨라지면서 하루 수면 패턴이 완전히 흐트러져요. 그래서 아무리 졸려 보여도 어느 정도는 버텨야 하나 싶어요. 저녁이 되면 유준이보다 제가 시계를 더 자주 보게 돼요. ‘지금 재우면 아침까지 잘 자려나?’ ‘조금만 더 버텨서 평소 시간과 비슷하게 재워야 하나?’ 피곤해서 짜증내는 아이를 보면 당장 재우고 싶다가도 새벽에 눈 뜨는 모습을 생각하면 또 망설이게 돼요. 낮잠 하나 안 잤을 뿐인데 그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생각해야 하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잠 하나도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낮잠을 재우자니 30분 넘게 침대에서 씨름해야 하고, 결국 안 자면 오후 내내 피곤해서 짜증이 늘어요. 그렇다고 밤잠을 너무 일찍 재우면 새벽 기상이 걱정되고요. 그래서 요즘 가장 고민되는 건 ’이제 정말 낮잠을 없애야 하는 시기인가?’예요. 낮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 이제 없어도 되는 것 같다가도, 오후가 되면 피곤해서 예민해지는 모습을 보면 아직은 낮잠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저도 정답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무조건 낮잠을 재우거나 아예 없애기보다 그날 유준이의 컨디션을 보면서 결정해보려고 해요. 낮잠을 안 잔 날에는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저녁 8시 정도를 기준으로 재워보고 있고요. 너무 일찍 재우면 다음 날 패턴이 무너지고, 너무 늦게 재우면 피곤해서 힘들어하니 저녁 8시가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선인지 아직도 찾아가는 중이에요. 아이 수면은 정말 매번 새로운 숙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