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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개월 산만한 아이 걱정

    “잠들기 전 20분을 혼자 떠들고 놀다가 결국 제가 먼저 잠들었어요.” 원래는 유준이가 먼저 잠들고 제가 자는 게 당연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잠들기 직전까지도 뛰고, 떠들고, 노래를 불러요. 불을 꺼도 혼자 놀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우리 아이가 조금 산만한 건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어요.


    31개월 육아 걱정, 엉덩이 가벼울까 공부 못할까

    한 달 전쯤부터 유준이를 보면서 부쩍 ’정말 산만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면 엄마를 만나서 신나는 건지 흥을 주체하지 못해요. 신발을 신고 집에 가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면서 춤부터 춰요. 집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거실을 뛰어다니다 소파와 침대에서 뛰고, 아기곰과 떠들다가 갑자기 노래를 불러요. 뭔가 하나에 집중해서 조용히 노는 시간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아직 31개월이니 원래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인가 싶다가도 저는 걱정이 많은 엄마라 먼 미래까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더 산만해지면 어떡하지?’ ‘책상에 앉아 공부해야 할 때도 엉덩이가 가벼우면 어떡하지?’ ‘혹시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아직 공부할 나이도 아닌데 벌써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 상상하며 걱정하고 있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남편에게 하면 대답은 간단해요. “남자아이라 원래 그래.” 시어머니도 “아이고, 진철이 닮았네~” 하고 웃어넘기세요. 그러면 저도 ‘아빠도 어렸을 때 그랬다는데 괜찮겠지.’ 싶어서 한차례 걱정이 줄어들어요. 그러다가 또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슬슬 걱정이 올라오지만요.


    재우기, 부모가 먼저 잠든 날

    잠들기 전 모습도 많이 달라졌어요. 원래는 자기 전에 책 두 권을 읽고 엄마랑 노래를 두 번 정도 부르면 자연스럽게 잠자기 모드로 들어갔어요. 아기곰을 꼭 안고 눈을 감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들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흥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침대 위에서 뛰고, 불을 꺼도 아기곰 집을 만들어주고, 혼자 노래를 부르고 수다를 떨어요. 어제는 그렇게 20분 넘게 혼자 놀더라고요. “유준아, 이제 자야지.”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도 혼자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아기곰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불도 껐는데 어두운 방에서 노래까지 부르더라고요. 평소에는 유준이가 잠들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는데, 결국 어제는 제가 먼저 잠들어버렸답니다.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 보니 웃기기도 했어요. 31개월 아이의 체력을 엄마가 못 따라가고 있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낮에 에너지를 충분히 쓰지 못한 건가 싶기도 하고, 잠들기 전 루틴을 조금 더 차분하게 바꿔봐야 하나 고민도 됐어요.


    밥 한 끼 30분 이상, 엄마 손이 다시 많아졌어요

    식사 시간도 마찬가지예요. 원래 유준이는 밥을 정말 잘 먹는 아이였어요. 밥시간이 되면 식탁에 앉아 혼자 먹고, 식사하는 동안에는 밥에 집중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한 끼 먹는 데 30분이 훌쩍 넘어가요. 한입 먹고 놀러 갔다가 다시 와서 한입 먹고, 또 장난감이 눈에 들어오면 놀러 가요. 먹기 싫은 것도 아니에요. 놀다가 제가 밥을 주면 또 잘 받아먹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유준이를 따라다니면서 입에 밥을 넣어주게 됐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했어요. ‘분명 혼자 잘 먹던 아이인데 왜 다시 엄마가 밥을 먹여주고 있지?’ 그리고 어린이집에서도 이렇게 먹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어요. 어린이집에서는 혼자 밥도 잘 먹고, 흘리지도 않고, 더 먹고 싶으면 더 달라는 말까지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집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아이였어요. 그 말을 들으니 일단 안심이 됐어요. 적어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스스로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어쩌면 집은 가장 편한 공간이고 엄마, 아빠가 있으니 유준이의 흥과 에너지가 더 마음껏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 ’우리 아이가 산만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해요. 다만 활발한 유준이의 성격은 존중하되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다시 하나씩 알려주려고 합니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는 조금씩 차분해지는 것, 밥을 먹을 때는 돌아다니지 않고 식탁에 앉아서 먹는 것처럼요. 그리고 저도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쫓아다니기보다는 다시 혼자 먹는 습관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제법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또 알려줘야 할 게 산더미네요. 아이를 키워보니 한 번 알려줬다고 계속 그대로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잘하던 것도 어느 순간 다시 흐트러지고, 그러면 엄마, 아빠가 또 알려주고 기다려줘야 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