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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아 코~ 잘까? 자장자장 노래 불러줄게. 여기 누워봐.” 유준이가 혼자 곰돌이에게 하던 말이에요.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가 조용해서 슬쩍 쳐다봤는데, 혼자 곰돌이를 눕혀놓고 한참을 이야기하며 놀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처음으로 혼자 노는 시간이 30분을 넘겼어요.
10분에서 30분으로, 혼자 논 시간 처음 돌파
유준이는 원래 혼자 오래 노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제가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금세 찾아와서 “엄마 같이 놀자.” 하거나 제가 있는 곳으로 장난감을 들고 왔어요. 혼자 놀더라도 길어야 10분 정도였고, 그마저도 제가 근처에 있어야 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독박육아를 하는 날에는 집안일 하나 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놀아주고, 다시 설거지하다가 또 불려 가는 게 일상이었어요. 제가 씻으러 들어갈 때도 후다닥 씻고 나와야 했고요. 그런데 얼마 전 처음으로 유준이가 혼자 30분 가까이 놀았어요. 제가 설거지를 하고 씻는 동안 혼자 거실에서 블록을 만졌다가 책을 보고, 다시 곰돌이를 데리고 놀더라고요. 중간에 한두 번 저를 찾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놀고 있었어요. ‘어? 아직도 혼자 놀고 있네?’ 10분도 길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20분을 넘기고, 어느새 30분 가까이 혼자 노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는 꽤 큰 변화처럼 느껴졌답니다.
말 늘자 혼자 놀기 시작, 블록·책·소꿉놀이까지
생각해 보면 유준이의 혼자 놀기가 늘어난 시기와 말이 많아진 시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동차를 굴리거나 블록을 쌓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놀이를 하면서 끊임없이 혼잣말을 해요.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여기는 아기곰 집이야.”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동차를 움직이며 혼자 상황을 만들기도 해요. 책을 펼쳐놓고 제가 읽어줬던 내용을 흉내 내기도 하고요. 특히 곰돌이와 하는 소꿉놀이는 정말 한참을 해요. 곰돌이에게 밥도 먹여주고, 재워주기도 하고, 혼자 질문하고 혼자 대답까지 하면서 놀이를 이어가요. 제가 옆에서 놀아주지 않아도 유준이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미안했어요. ‘엄마가 놀아줘야 하는데 집안일한다고 혼자 두는 건가?’ 괜히 그런 생각이 들어 옆에 가서 같이 놀아줄까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계속 지켜보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유준이가 심심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자기 놀이에 푹 빠져 있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끼어들면 잘 놀고 있는 흐름을 끊는 것 같아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가 없어도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고요.
곰돌아 코~ 잘까? 자장자장 노래 불러줄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곰돌이를 재워주는 모습이에요. 유준이가 곰돌이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히더니 말했어요. “곰돌아 코~ 잘까? 자장자장 노래 불러줄게. 여기 누워봐.” 그리고는 정말 제가 유준이를 재울 때처럼 곰돌이를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주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어요. 그래서 모르는 척 일부러 물어봤어요. “유준아, 뭐 하고 왔어?” 그랬더니 유준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곰돌이 재우고 왔어. 곰돌이 자~ 쉿!” 그 말을 듣는데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평소 제가 유준이에게 해줬던 행동과 말들을 아이가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엄마가 자기를 재워줬던 것처럼 곰돌이를 눕히고, 토닥이고, 노래까지 불러주는 모습을 보니 ‘어느새 이렇게 컸지?’ 싶더라고요.
예전에는 제가 잠깐만 보이지 않아도 금방 “엄마!”를 찾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엄마가 옆에 없어도 혼자 이야기를 만들고, 역할을 정하고, 그 안에서 놀이를 이어갈 수 있게 된 거예요. 30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늘 엄마를 찾던 유준이에게는 꽤 큰 변화였어요. 혼자서도 이렇게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며 재미있게 놀 수 있게 됐다는 게 신기했고, 한 뼘 더 자란 것 같아 정말 기특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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