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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애착인형후기

     

    자다가 곰돌이가 옆에 없으면 순간 잠에서 깨서 계속 찾아요. “곰돌이 어디 있어?” 비몽사몽하면서도 손으로 이불 주변을 더듬더듬 찾아요. 그럴 때 곰돌이를 찾아 손에 쥐여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다시 잠들어요. 사실 저희 아들이 이렇게 인형을 좋아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것도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이야…. 요즘 유준이를 보면서 애착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답니다.


    애착인형, 자다가 깨서 찾는 수준

    유준이의 애착인형은 사실 유준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제가 준비해둔 인형이에요. 아이가 원해서 산 것도 아니고 그냥 엄마의 사심으로 골랐어요. 아기가 곰돌이 인형을 꼭 안고 자면 귀엽겠다는 생각으로 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돌 때까지만 해도 곰돌이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옆에 둬도 그냥 수많은 장난감 중 하나였고, 굳이 찾지도 않았어요. 제가 괜히 옆에 가져다 놓아도 몇 번 만져보고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바빴고요. ‘괜히 샀나?’ 싶을 정도였는데 돌이 지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달라졌어요. 어느 순간부터 잘 때 곰돌이를 안고 자기 시작하더니 외출할 때도 챙기고, 놀 때도 곰돌이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지더니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완전한 애착템이 됐답니다. 특히 잠들 때 유준이가 꼭 하는 행동이 있어요. 바로 곰돌이 코를 만지는 거예요. 잠자리에 누우면 혼자 곰돌이와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제가 평소 유준이에게 하던 것처럼 곰돌이를 토닥여주기도 해요. 그러면서 손으로는 계속 곰돌이 코를 만지작거려요. 그렇게 한참 코를 만지다 보면 어느 순간 조용해지고 스르르 잠이 들어요. 깊게 잠들었다가 중간에 살짝 깼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옆에 곰돌이가 있으면 손으로 코를 한번 만져보고 다시 잠들어요. 그런데 손을 뻗었는데 곰돌이가 없으면 그때부터 잠결에 찾기 시작해요.
    “곰돌이 어디 있어?” 저는 그럴 때마다 이불 속에 파묻혀 있거나 침대 밑으로 떨어진 곰돌이를 찾아 유준이 손에 쥐여줘요. 그러면 언제 깼냐는 듯 곰돌이 코를 만지면서 바로 다시 잠들어요. 가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신기해요. 엄마가 토닥여주는 것보다 곰돌이 코 한 번 만지는 게 더 효과가 있는 것 같거든요. 유준이에게 곰돌이는 단순히 좋아하는 인형을 넘어서 ‘이제 잘 시간이야’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곰돌이 코 성형, 세탁소만 4번

    문제는 유준이가 곰돌이 코를 정말 너무 많이 만진다는 거예요. 매일 밤 잠들 때마다 만지고, 자다가도 만지고, 평소 곰돌이를 안고 있을 때도 손은 자연스럽게 코로 향해요. 그러니 곰돌이 코가 멀쩡할 리가 없죠. 결국 코 부분이 자꾸 터지기 시작했어요. 처음 터졌을 때는 세탁소에 가져가서 꿰매달라고 했어요. 다시 튼튼해진 곰돌이를 보고 ‘이제 괜찮겠지.’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터졌어요. 다시 세탁소행. 그런데 또 터지고, 또 터지고…. 그렇게 세탁소에서 곰돌이 코를 수선한 것만 벌써 네 번이에요. 급하게 터졌을 때는 제가 집에서 바늘과 실을 꺼내 대충 꿰매준 적도 있고요. 이쯤 되니 저희 집에서는 이제 수선이라고도 안 해요. “곰돌이 코 성형하러 가야겠다.” 이렇게 말해요ㅋㅋ
    벌써 코 성형만 네 번째라 처음 곰돌이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 처음 사진과 비교해 보면 ‘원래 코가 이렇게 생겼었나?’ 싶을 정도예요. 그런데 유준이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새것처럼 예쁜 인형보다 코가 몇 번이나 터지고 꿰맨 지금의 곰돌이가 훨씬 소중한가 봐요. 오히려 문제는 곰돌이가 수선하러 가서 집에 없는 날이에요. 곰돌이 코를 고치는 것보다 그날 밤 유준이를 어떻게 재울지가 더 걱정될 정도랍니다.


    애착인형 없는 밤, 혼자 못 잠

    곰돌이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도 바로 잠잘 때예요. 곰돌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잠드는 시간이 정말 달라요. 평소에는 곰돌이를 품에 안겨주면 제가 특별히 해줄 게 없어요. 옆에 누워 있기는 하지만 유준이 혼자 곰돌이에게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코를 만지작거리며 놀아요. 요즘은 곰돌이를 재워준다고 자장가를 불러줄 때도 있어요. 그러다 자기가 먼저 잠들어버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웃겨요. 그렇게 보통 20분 안에는 잠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곰돌이가 없는 날은 완전히 달라요. 특히 여행을 갔는데 곰돌이를 깜빡하고 안 가져온 날은 정말 비상이에요. 곰돌이가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저도 각오를 해요. ‘아, 오늘 잠자기는 정말 힘들겠다.’ 제가 옆에서 계속 토닥여줘야 하고, “자장자장~ 우리 유준이 코 자자.” 노래도 불러줘야 해요. 그렇게 해줘도 몸을 계속 뒤척이고 쉽게 잠들지 못해요. 평소에는 20분이면 잠들던 아이가 길면 한 시간 가까이 걸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저도 속으로 ‘제발 곰돌이 있었으면….’ 싶어요. 곰돌이가 있을 때는 엄마 손이 거의 필요 없는데, 곰돌이가 없으니 제가 그 역할을 고스란히 대신해야 하는 셈이에요. 그제야 새삼 알게 됐어요. ‘아, 얘가 진짜 곰돌이 덕분에 혼자 잠들고 있었구나.’ 요즘은 애착템 하나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지금은 곰돌이 덕분에 제가 너무 편하거든요. 잠들 때마다 제가 계속 토닥여주지 않아도 되고, 자다가 잠깐 깨더라도 곰돌이만 있으면 스스로 다시 잠들 때가 많으니까요. 가끔은 이렇게까지 곰돌이에 의지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아직은 굳이 떼어놓고 싶지는 않아요. 곰돌이를 안고 코를 만지는 것만으로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고 혼자 잠들 수 있다면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다음이 벌써 걱정이에요. 언젠가 곰돌이를 일부러 떼어내야 하는 날이 온다면 과연 쉽게 떨어질 수 있을까 싶고, 반대로 어느 날 갑자기 유준이가 곰돌이를 찾지 않게 되는 것도 상상하면 괜히 서운해요.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의 사심으로 사둔 곰돌이가 돌이 지나 애착인형이 되고, 지금은 코가 터질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고요. 앞으로 몇 번을 더 고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곰돌이 덕분에 혼자 편안하게 잠드는 아이가 됐으니 이 정도 코 성형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곰돌이가 있어서 제가 편하지만, 언젠가 곰돌이를 찾지 않고 잠드는 날이 오면 오히려 제가 더 허전할 것 같아요. “엄마, 곰돌이 어디 있어?”라고 찾는 지금의 모습도 언젠가는 끝나겠죠. 그때까지는 코가 몇 번을 더 터지든 열심히 고쳐주려고요.

     

     

    2026.08.24 - [육아기록] - 워킹맘 육아 후기, 울고 불고 떼쓰던 아이가 기다려주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