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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고불고떼쓰던아이가기다려주기까지

    “엄마 놀아주세요~”
    “유준아, 엄마 이것만 하고 놀아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그러면 유준이 입이 바로 삐쭉 나와요. 당장 같이 놀고 싶은데 기다려달라고 하니 서운한가 봐요. 그래도 예전처럼 울고불고 떼를 쓰지는 않아요. 입은 삐쭉 나와도 어느새 엄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아이가 됐어요.


    입이 삐쭉, 워킹맘 하루 4시간

    평일에 유준이와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면 보통 밖에서 2시간 정도 놀아요. 놀이터에서 뛰어놀기도 하고, 산책을 하거나 킥보드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씻고 잠들기 전까지 또 2시간 정도를 함께 보내요. 그렇게 따져보면 평일에 유준이와 보내는 시간은 하루 4시간 정도예요. 하지만 그 4시간을 온전히 아이와 놀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집에 오면 저녁도 준비해야 하고, 먹은 그릇도 치워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해요. 저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잠깐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할 때도 있고요. 물론 아빠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빠와 분업해서 아이와 최대한 많이 놀아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꼭 유준이가 찾아와요. “엄마, 같이 놀자.” “엄마, 놀아주세요~” 그 말을 들으면 마음은 당장 놀아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바로 들어줄 수 없는 순간들이 생겨요. “유준아, 엄마 설거지만 하고 놀아줄게.” 그러면 입이 삐쭉 나와요. 그 표정을 보면 괜히 미안해져서 하던 일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특히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더 그래요. 그래도 요즘은 무조건 하던 일을 멈추기보다 ‘엄마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고, 조금 기다리면 같이 놀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해요.


    두 돌 전, 안 해주면 울고불고 떼썼어요

    사실 처음부터 기다려줬던 건 아니에요. 두 돌 전까지만 해도 원하는 걸 바로 해주지 않으면 울고불고 떼를 쓰는 일이 많았어요. 놀아달라고 했는데 제가 바로 놀아주지 않으면 울고, 무언가 해달라고 했는데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면 더 크게 떼를 썼어요. 그때는 저도 아이가 워낙 어리다고 생각해서 울면 바로 들어줬던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해도 제대로 이해하는 건지 알 수 없었고, 계속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결국 제가 먼저 마음이 약해졌거든요. 설거지를 하다가도 손에 묻은 거품을 대충 닦고 달려가고, 하던 일을 멈추고 유준이 요구를 먼저 들어줄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지칠 때가 있었어요. 아이의 요구를 전부 바로 들어주다 보면 제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뒤로 밀리고, 결국 아이가 잠든 뒤에 남은 일을 해야 했거든요. 그때는 ‘도대체 언제쯤 기다려달라는 말을 알아들을까?’ 싶었어요.


    두 돌 지나면서 말귀가 달라졌다

    그런데 두 돌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정말 ‘말이 통한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엄마 이것만 하고 갈게.”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면, 지금은 왜 바로 해줄 수 없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면 알아들어요. “엄마가 지금 설거지하고 있잖아. 이것만 다 하고 손 닦은 다음에 유준이랑 놀아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물론 처음에는 입이 삐쭉 나와요. 그래도 울거나 떼쓰는 대신 혼자 장난감을 만지면서 기다리기도 하고, 제가 설거지를 끝낼 때쯤 다시 와서 물어봐요. “엄마 다 했어?“ 그럴 때마다 정말 많이 컸다는 게 느껴져요. 예전에는 무조건 ‘지금 당장’이어야 했다면 이제는 엄마의 상황도 조금씩 이해하고 기다릴 수 있게 된 거니까요. 그리고 저도 한 가지는 지키려고 해요. “이것만 하고 놀아줄게.”라고 이야기했다면 정말 일이 끝난 뒤에는 유준이와 놀아주는 거예요. 아이에게 기다려달라고 해놓고 계속 다른 일을 하면 다음에는 엄마 말을 믿고 기다리기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바로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무작정 “안 돼”, “기다려”라고 하기보다 왜 기다려야 하는지 먼저 설명해주려고 해요. 지금은 입이 삐쭉 나오더라도 엄마 말을 듣고 기다려주는 편이에요. 아이에게 기다리는 법을 알려주는 만큼, 저도 제가 한 약속은 꼭 지켜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26.08.21 - [육아기록] - 엄마 손이 덜 가고 나서, 어리광이 많아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