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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는 혼자 밥을 정말 잘 먹어요.” 선생님께 그 말을 듣는데 문득 ‘다 큰 줄 알았는데, 집에서는 아직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저도 모르게 유준이에게 해주는 것들이 하나씩 줄어들고 있었거든요. 그걸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찡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 한마디
요즘 유준이는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유독 엄마 손을 많이 찾아요. 원래 혼자서도 곧잘 먹던 아이인데 요즘은 밥 한입 먹고 놀러 갔다가 다시 와서 먹고, 제가 떠먹여주면 또 잘 받아먹어요. 처음에는 ‘왜 잘하던 걸 갑자기 안 하지?’ 싶었어요. 혼자 먹을 수 있는데 자꾸 엄마가 먹여줘야 하니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었고요. 혹시 어린이집에서도 이렇게 밥을 먹는 건 아닐까 걱정돼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그런데 어린이집에서는 혼자 밥을 정말 잘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거의 흘리지도 않고, 더 먹고 싶을 때는 선생님께 더 달라고 말하면서 야무지게 먹는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처음에는 안심했어요. ‘그래도 밖에서는 잘하고 있구나.’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다른 마음이 들었어요. 어쩌면 유준이는 못해서 엄마에게 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엄마한테는 아직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게 아닐까 싶었어요. 생각해 보면 유준이가 크면서 제가 해주는 것도 정말 많이 줄었어요. 혼자 할 수 있으니 기다려주고, 스스로 하게 두는 일이 많아졌어요. 저는 그게 성장이라고 생각했고 대견해했는데, 유준이 입장에서는 엄마 손이 하나씩 줄어드는 게 조금 서운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살, 양말 혼자 신던 날
3살이 되고 나서는 정말 혼자 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외출하려면 제가 양말부터 신발까지 하나하나 신겨줘야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준이가 혼자 양말을 신기 시작했어요. 작은 손으로 양말을 벌려서 발을 넣고 낑낑거리며 끌어올려요. 뒤꿈치가 이상하게 돌아가 있을 때도 있지만 어떻게든 혼자 해내더라고요. 신발도 마찬가지예요. “엄마가 해줄까?” 물어보면,“내가 할 거야.” 하면서 혼자 신으려고 해요. 처음에는 그 모습이 마냥 대견했어요. ‘이제 정말 많이 컸네.’ ‘앞으로는 엄마가 해줄 일이 점점 없어지겠구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저도 편해지는 부분이 생겼어요. 그런데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엄마의 손길이 필요 없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유준이는 여전히 뜬금없이 제 앞에 와서 두 팔을 벌리며 “엄마 안아줘.”라고 해요. 걸을 수 있는데도 안아달라고 하고, 혼자 먹을 수 있는데도 엄마가 먹여주길 바랄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유준이 이제 형아잖아. 혼자 할 수 있잖아.” 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어요. 할 수 있어도 엄마가 해줬으면 하는 날이 있고, 다 컸다고 생각해도 아직 엄마 품에 기대고 싶은 순간이 있는 거겠죠.
이런 날도 점점 줄어들겠지
생각해 보면 저는 유준이가 빨리 혼자 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좋아했던 것 같아요. 혼자 밥을 먹으면 대견했고, 양말을 신으면 대견했고, 신발까지 혼자 신으면 또 한 번 컸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이제 이것도 혼자 할 수 있네.’ 하며 제 손을 하나씩 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는 엄마의 도움에서 독립하는 동시에 여전히 엄마의 품도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안아줘.”라는 말을 들으면 웬만하면 한 번 더 안아주려고 해요. 물론 바쁠 때 계속 안아달라고 하면 힘들기도 해요. 무거워진 아이를 오래 안고 있으면 팔도 아프고, 빨리 해야 할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래도 자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직 참 작네’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제가 안아주겠다고 해도 싫다고 하는 날이 올 테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옷을 입는 게 너무나 당연해져서 엄마를 찾지 않는 날도 오겠죠.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엄마 안아줘.” 하며 두 팔을 벌리는 모습도 오래 남아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귀찮고 팔이 아픈 날에도 지금은 많이 안아주려고 해요. 혼자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해보게 기다려주되, 엄마 품이 필요한 순간만큼은 조금 더 오래 내어주고 싶어요.
2026.08.20 - [육아기록] - 아이 사과 교육, 5번 타일러도 끝까지 사과 안 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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