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한 번에 10번 읽어줬어요.” 아침에 유준이가 영어 단어책 한권을 가져왔어요. 그런데 한 번 읽고 끝날 줄 알았는데 “또!“를 외치며 계속 읽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같은 책을 열 번 정도 읽어줬는데, 그날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어요.영어 단어책, 같은 책 10번 읽은 아침요즘 저는 매일 영어 동화책 한권은 꼭 읽어주려고 하고 있어요. 영어를 빨리 가르치고 싶다기보다는 영어를 자연스럽게 듣고 익숙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유준이가 좋아하는 영어동화책이 있는데, 이 날 아침에는 새로운 영어 단어책을 가져오더라고요. 저도 아직 제대로 보지 못한 책이라 유준이가 가져왔을 때 좀 흥미로웠답니다. 근데 한 권 읽고 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유준이가 책을 덮자마자 또 읽어 달라..
듬직하고 든든했어요. 31개월짜리 아들한테 제가 기댈 수 있는 날이 오다니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뭐든 엄마가 해줘야 했던 아이였는데, 요즘은 제가 곤란해하는 순간이면 먼저 달려와 도와주려고 해요. 아직 작은 손으로 벌레도 잡아주고, 무거운 택배가 있으면 자기가 하나 들겠다며 나서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들이 정말 많이 컸구나.’ 싶어요.31개월 육아, 기댈 수 있는 날이 오다니아이를 낳고 지금까지는 늘 제가 유준이를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무서워하면 안아주고, 못 하는 게 있으면 대신 해줬어요. 아직 31개월이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그 반대가 되는 순간이 생겨요. 제가 무서워하거나 곤란해하면 유준이가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거든요. 물론 31..
“저기다 턱 하는 거야?” “응!” “할 수 있다!” 안과에서 유준이와 나눈 대화예요. 지난번에는 무서워서 울다가 검사도 제대로 못 했던 아이라 이번에도 걱정했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병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감이 넘쳤어요.바닷가 다녀온 지 3일, 결막염얼마 전 유준이와 바닷가에 다녀왔어요. 신나게 모래놀이도 하고, 물장구도 치면서 정말 재미있게 놀다 왔는데 3일 정도 지나니 눈 상태가 이상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잠깐 눈이 충혈된 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지 않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어서 결국 안과에 가보기로 했어요. 사실 유준이는 지난 4월에도 결막염으로 안과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안과가 처음이기도 했고, 기계가 무서웠는지 계속 울어서 제대로 검사를 받지 못했어요. 그 기..
놀이터에서 형제끼리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유준이가 한참 동안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날은 평소처럼 동네 놀이터에 갔던 날이었어요. 형과 동생이 술래잡기를 하며 깔깔 웃고 있었는데, 유준이는 그 아이들 사이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보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문득 마음이 복잡해졌어요.둘째 고민, 유준이가 멀뚱멀뚱 쳐다보던 날저는 원래 둘째를 꼭 낳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날 놀이터에서도 그랬어요. 형제끼리 서로 잡으러 뛰어다니고, 장난을 치고, 싸우다가도 금세 다시 웃으며 노는 모습을 유준이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어요. “같이 놀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구경하는 걸까?” 유준이 마음은..
“들어가면 아빠껌딱지, 안아서 안 내려왔어요.” 올여름 처음 찾은 왕산해수욕장이었는데, 유준이는 바다를 보자마자 아빠 품으로 달려갔어요. 물 가까이 갈 생각도 하지 않고 목을 꼭 끌어안은 채 내려오지 않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오늘도 물놀이는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아이 물 공포증, 8개월째 수영장도 바다도 못 들어감유준이가 물을 무서워하게 된 건 올해 3월쯤부터였어요. 그전에는 목욕도 잘하고 물을 싫어하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어느 날 수영장에 다녀온 뒤부터 물만 보면 긴장하기 시작했어요. 수영장에 들어가려고 하면 저나 아빠를 꼭 붙잡고 절대 내려오려고 하지 않았어요. 발만 담가보자고 해도 싫다고 하고, 튜브를 보여줘도 고개를 저었어요. 한 번 안기면 두 팔에 힘을 꽉 주고 절대 내..
“다른 건 몰라도 예의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똑똑한 아이도 좋지만 저는 유준이를 키우면서 이것만큼은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고마울 때는 고맙다고 말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요. 유준이가 인사라는 걸 알고 표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제가 유독 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이기도 해요.아이 육아, 다른 건 몰라도 예의바른 아이아이를 키우다 보면 바라는 게 정말 많아져요.건강했으면 좋겠고, 친구들과 잘 지냈으면 좋겠고, 자기 할 일도 잘했으면 좋겠고, 공부도 잘하면 좋겠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한 가지가 있어요. 바로 예의예요. 저는 유준이가 엄청 똑똑하거나 뭐든 잘하는 아이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대신 어디를 가든 사람..